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에 있는 서점바 현존에서 북큐레이터 일을 하고 있는 손설이라고 합니다.
내 회사를 떠나 제주도에 오다
휴식을 하고 싶어 제주도에 오게 되었어요. 사실 제주도에 오고 싶어서 온 건 아니었고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창업한 회사에서 제가 짤려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야 되겠다, 하니까 제주도밖에 없더라고요.
원래 무인도로 갈려고 하다가, 저는 책을 좋아하는데 무인도에는 서점이나 도서관이 없잖아요. 도서관이 있는 섬이 어딜까 하니까 제주도 더라고요.
바 ‘현존’을 만나다

우연히 와인 시음회에서 저희 와인 바 사장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 와서 사업을 해보고 싶어하는 청년이라고 용기 내어 인사드리니, 명함을 주시며 호텔에 한번 놀러오라고 하셨죠. 호텔 1층 와인바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 와인바 채용 중인데 일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셔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호텔 1층에 있는 와인바다 보니까, 워크인 손님은 전혀 없고 또 제주도에 있다 보니까 손님들은 다른 데서 다 맛있는 거 드시고 오시지 굳이 호텔 1층에 와서 안주시켜서 먹는 경우가 잘 없더라고요.
그렇게 적자가 지속돼서 대표님이 바를 폐업하거나 투숙객 분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 공간으로 바꿔야 되겠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어차피 여기 접을 거니까, 마지막으로 해 보고 싶은 거 없냐고 물어보셨죠. 그때 마침 <프로세스 이코노미> 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저도 이대로 실업자가 되기엔 너무 아쉬운 마음에 ‘어떻게 하면 이 와인바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자체를 그대로 SNS에 올리자는 생각을 했고, ‘매출 0원 와인바 살리기’ 라고 제 계정에 우리 가게를 도와달라는 영상을 올렸어요. 예상도 못했지만 조회수가 터지고, 알려지면서 제주도에 있는 동네 고수 분들 – 마케팅 회사 대표님, 공간 기획자, 와인 전문가, 코스요리 전문가 분들께서 도와주셔서 지금의 서점바가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SNS에 공유하면서 팔로워분들과 바를 키워왔고, 오픈 3개월 만에 매출을 3배 올리고 정상 영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호텔 1층 와인바의 숙명
와인바가 호텔 1층에 있다 보니까, 와인바를 살리려면 결국 호텔이 잘 돼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호텔 손님이 많은 날에 장사가 잘 되고 호텔 손님이 적으면 장사가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호텔이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호텔이란 게 애초에 왜 만들어졌을까?, 그 호텔의 역할이 뭘까?’를 찾아봤는데, 호텔이 만들어진 유래가 로마 시대 때 군대를 목적지까지 보내야 했는데 한 번에 먼 거리까지 갈 수가 없어서, 사람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를 20마일로 정해서 20 마일마다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거래요.
그렇게 20마일마다 쉬면서, 충전도 하고 또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점검도 하는 용도였다고 하니, 지금 시대의 호텔은 어떤 역할이어야 될까? 라는 고민을 할 수 있었죠. 목적지를 가는 데 있어서 한 번씩은 내가 잘 가고 있는 점검할 필요도 있고, 휴식과 충전도 필요하니까 그런 컨셉으로 호텔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표님께 얘기를 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호텔은 ‘쉼’을 맡기로 했고 저희 바는 ‘점검’을 맡기로 한 거예요.
그래서 호텔은 쉼을 위한 디지털 디톡스 컨셉으로 가게 되었고, 저는 사람들이 호텔에서 잘 쉬고 나서 내가 잘 가고 있는 지 점검할 수 있는 컨텐츠를 바에서 해야 되겠다 생각했죠. 저는 책 읽는 걸 좋아하니까, ‘북 큐레이션’으로 점검 해야겠다고 정했어요.
손님께 책을 추천하는 방법
완벽하게 이 손님께 맞는 책을 추천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것 같고, 근데 크게 어려움은 없는 게 저는 항상 고민이 있을 때마다 책으로 해결해 왔거든요, 고민을 책으로 풀다 보니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는 걸 느꼈어요.
결국에는 진로 문제, 경제적인 문제, 직장에서의 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건강 문제, 연애 문제 등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지고, 카테고리마다 읽어야 될 검증된 책들이 정해져 있는 거 같거든요. 또 책마다도 중요한 구절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구절들을 포스트잇에 붙여서 추천을 많이 드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플랜 B의 책을 항상 준비해요.
사람들이 바 현존에 오는 이유

북큐레이션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손님들은 스스로 답을 다 아시는 것 같아요. 사람이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잘 없는 거 같거든요. 방법은 사실 세상에 다 나와 있잖아요. 내가 어떻게 하면 건강해질 수 있는지, 살을 어떻게 하면 뺄 수 있는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어떻게 인간관계를 잘 만들 수 있는지는 사실 다 찾아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느꼈으면 하는 건, 사전 설문을 보고 제가 책을 골라서 드리고 또 이 책에서 어떤 부분을 읽어야 되는지 포스트잇을 붙여놓고, 이 책을 왜 추천했는지를 글로 써서 붙여둬요. 그러면 손님들이 이 ‘감정’을 느끼시는 것 같거든요. ‘나보다 내 고민에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이해해주고 이걸 해결해 주고자 하는 공간이 있었고, 그런 사람이 있었다’ 라는 게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소스인 것 같아요. 사실 북 큐레이팅은 한 스푼의 소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주도의 바 현존, 서울에 오다
저희가 하는 사업의 환경이 좀 특이하잖아요, 제주도에 있다 보니 모든 손님 분들이 다 여행객이신 거죠. 결국 한 번 왔다가 재방문이 힘든 구조다 보니까, 그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좀 힘들더라고요. 손님들도 만족해 하시는데 다시 올려면 비행기를 끊고 숙박을 해야 하니까 어렵죠.
저희 바가 정말 시장성이 있는지, 수요가 있는지 궁금했어요. ‘아, 서울에 있으면 갈텐데’ 라는 말이 진짜 맞는지. 그래서 이번에 올라오게 되었어요. 저희가 최근에 와인도 만들었는데, 수요가 있을 진 모르겠지만 직접 올라가서 테스트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또 저희 바 자체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만든 공간이다 보니까 이렇게 한번 찾아가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당신의 인생 책’을 찾아주는 현존, 손설의 인생 책은?

<아직도 가야할 길>. 이 책의 첫 문장이 ‘인생은 고통이다’ 에요. 인생이 힘들어지는 이유는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삶이 힘든 까닭은 그것은 원래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답이 있고, 내가 고통스러워진 이유는 그걸 회피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 얘기였거든요. 그래서 항상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았던 저에게 아 이건 왜 이렇지 하고 의문을 품을 게 아닌 당연한 인생의 흐름이자 진리이고, 나에게 남은 건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려고 하는 태도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삶이 훨씬 심플해졌던 거 같아요 그때부터.
수용하는 자세, 결국에는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책임지고 나아가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어요.
서울에서 여러분을 어서 만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인생 책을 찾아드리기 위해, 현존이 서울로 갑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에 있는 서점바 현존에서 북큐레이터 일을 하고 있는 손설이라고 합니다.
내 회사를 떠나 제주도에 오다
휴식을 하고 싶어 제주도에 오게 되었어요. 사실 제주도에 오고 싶어서 온 건 아니었고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창업한 회사에서 제가 짤려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야 되겠다, 하니까 제주도밖에 없더라고요.
원래 무인도로 갈려고 하다가, 저는 책을 좋아하는데 무인도에는 서점이나 도서관이 없잖아요. 도서관이 있는 섬이 어딜까 하니까 제주도 더라고요.
바 ‘현존’을 만나다
우연히 와인 시음회에서 저희 와인 바 사장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 와서 사업을 해보고 싶어하는 청년이라고 용기 내어 인사드리니, 명함을 주시며 호텔에 한번 놀러오라고 하셨죠. 호텔 1층 와인바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 와인바 채용 중인데 일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셔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호텔 1층에 있는 와인바다 보니까, 워크인 손님은 전혀 없고 또 제주도에 있다 보니까 손님들은 다른 데서 다 맛있는 거 드시고 오시지 굳이 호텔 1층에 와서 안주시켜서 먹는 경우가 잘 없더라고요.
그렇게 적자가 지속돼서 대표님이 바를 폐업하거나 투숙객 분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 공간으로 바꿔야 되겠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어차피 여기 접을 거니까, 마지막으로 해 보고 싶은 거 없냐고 물어보셨죠. 그때 마침 <프로세스 이코노미> 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저도 이대로 실업자가 되기엔 너무 아쉬운 마음에 ‘어떻게 하면 이 와인바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자체를 그대로 SNS에 올리자는 생각을 했고, ‘매출 0원 와인바 살리기’ 라고 제 계정에 우리 가게를 도와달라는 영상을 올렸어요. 예상도 못했지만 조회수가 터지고, 알려지면서 제주도에 있는 동네 고수 분들 – 마케팅 회사 대표님, 공간 기획자, 와인 전문가, 코스요리 전문가 분들께서 도와주셔서 지금의 서점바가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SNS에 공유하면서 팔로워분들과 바를 키워왔고, 오픈 3개월 만에 매출을 3배 올리고 정상 영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호텔 1층 와인바의 숙명
와인바가 호텔 1층에 있다 보니까, 와인바를 살리려면 결국 호텔이 잘 돼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호텔 손님이 많은 날에 장사가 잘 되고 호텔 손님이 적으면 장사가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호텔이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호텔이란 게 애초에 왜 만들어졌을까?, 그 호텔의 역할이 뭘까?’를 찾아봤는데, 호텔이 만들어진 유래가 로마 시대 때 군대를 목적지까지 보내야 했는데 한 번에 먼 거리까지 갈 수가 없어서, 사람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를 20마일로 정해서 20 마일마다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거래요.
그렇게 20마일마다 쉬면서, 충전도 하고 또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점검도 하는 용도였다고 하니, 지금 시대의 호텔은 어떤 역할이어야 될까? 라는 고민을 할 수 있었죠. 목적지를 가는 데 있어서 한 번씩은 내가 잘 가고 있는 점검할 필요도 있고, 휴식과 충전도 필요하니까 그런 컨셉으로 호텔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표님께 얘기를 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호텔은 ‘쉼’을 맡기로 했고 저희 바는 ‘점검’을 맡기로 한 거예요.
그래서 호텔은 쉼을 위한 디지털 디톡스 컨셉으로 가게 되었고, 저는 사람들이 호텔에서 잘 쉬고 나서 내가 잘 가고 있는 지 점검할 수 있는 컨텐츠를 바에서 해야 되겠다 생각했죠. 저는 책 읽는 걸 좋아하니까, ‘북 큐레이션’으로 점검 해야겠다고 정했어요.
손님께 책을 추천하는 방법
완벽하게 이 손님께 맞는 책을 추천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것 같고, 근데 크게 어려움은 없는 게 저는 항상 고민이 있을 때마다 책으로 해결해 왔거든요, 고민을 책으로 풀다 보니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는 걸 느꼈어요.
결국에는 진로 문제, 경제적인 문제, 직장에서의 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건강 문제, 연애 문제 등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지고, 카테고리마다 읽어야 될 검증된 책들이 정해져 있는 거 같거든요. 또 책마다도 중요한 구절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구절들을 포스트잇에 붙여서 추천을 많이 드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플랜 B의 책을 항상 준비해요.
사람들이 바 현존에 오는 이유
북큐레이션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손님들은 스스로 답을 다 아시는 것 같아요. 사람이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잘 없는 거 같거든요. 방법은 사실 세상에 다 나와 있잖아요. 내가 어떻게 하면 건강해질 수 있는지, 살을 어떻게 하면 뺄 수 있는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어떻게 인간관계를 잘 만들 수 있는지는 사실 다 찾아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느꼈으면 하는 건, 사전 설문을 보고 제가 책을 골라서 드리고 또 이 책에서 어떤 부분을 읽어야 되는지 포스트잇을 붙여놓고, 이 책을 왜 추천했는지를 글로 써서 붙여둬요. 그러면 손님들이 이 ‘감정’을 느끼시는 것 같거든요. ‘나보다 내 고민에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이해해주고 이걸 해결해 주고자 하는 공간이 있었고, 그런 사람이 있었다’ 라는 게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소스인 것 같아요. 사실 북 큐레이팅은 한 스푼의 소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주도의 바 현존, 서울에 오다
저희가 하는 사업의 환경이 좀 특이하잖아요, 제주도에 있다 보니 모든 손님 분들이 다 여행객이신 거죠. 결국 한 번 왔다가 재방문이 힘든 구조다 보니까, 그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좀 힘들더라고요. 손님들도 만족해 하시는데 다시 올려면 비행기를 끊고 숙박을 해야 하니까 어렵죠.
저희 바가 정말 시장성이 있는지, 수요가 있는지 궁금했어요. ‘아, 서울에 있으면 갈텐데’ 라는 말이 진짜 맞는지. 그래서 이번에 올라오게 되었어요. 저희가 최근에 와인도 만들었는데, 수요가 있을 진 모르겠지만 직접 올라가서 테스트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또 저희 바 자체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만든 공간이다 보니까 이렇게 한번 찾아가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당신의 인생 책’을 찾아주는 현존, 손설의 인생 책은?
<아직도 가야할 길>. 이 책의 첫 문장이 ‘인생은 고통이다’ 에요. 인생이 힘들어지는 이유는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삶이 힘든 까닭은 그것은 원래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답이 있고, 내가 고통스러워진 이유는 그걸 회피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 얘기였거든요. 그래서 항상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았던 저에게 아 이건 왜 이렇지 하고 의문을 품을 게 아닌 당연한 인생의 흐름이자 진리이고, 나에게 남은 건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려고 하는 태도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삶이 훨씬 심플해졌던 거 같아요 그때부터.
수용하는 자세, 결국에는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책임지고 나아가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어요.
서울에서 여러분을 어서 만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인생 책을 찾아드리기 위해, 현존이 서울로 갑니다.